경주 버드파크

[수완뉴스=임윤아 칼럼리스트] 알쓸신잡에서도 나왔던 버드파크, 김영하 작가가 들렀던 버드파크는 말그대로 새들이 중심인 독특한 장소다. 먹을거리와 역사로 기억되는 경주에서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생겼다는 건, 타지역 사람들에게도 기쁜 소식이다. 입장료가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, 사실상 새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. 수많은 파충류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. 수십 마리의 피라냐까지 볼 수 있다.

생명의 탄생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버드파크의 가장 큰 축이다. 다 큰 새만 있는 게 아니라, 부화 직전의 새를 볼 수 있게 마련된 공간이 별도로 있다. 안내원에 따라 부화실에 들어가보면, 수십 개의 알과 이제 막 태어난 듯한 병아리가 몸짓한다. 작은 병아리 위에 또 병아리가 꾸물대며 있는 모습은 새장 안에서 나는 새들을 넋 놓고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. 한 생명의 탄생에 대한 장면, 순간을 보여주는 곳은 버드 파크가 처음이었다.

하지만 다른 동물원과 마찬가지로 훨훨 날아다닐 수 없는 새의 비애가 가슴에 걸린다. 이렇게 다양한 종과 아름다운 새를 눈앞에서 보는 건 기쁜 일이지만, 저마다의 비행 거리와 이동 속도가 다른 새가 한 공간에 머물러 있으니, 아무리 조경을 잘 해놓아도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. 그나마 다행인 건, 청결도와 공간이 비좁지 않다는 점에 있다.다수가 모여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잘대며 어울린다. 국내에도 사파리 형식이 도입해야 한다는 말처럼 버드파크도 좀 더 공간적 제약이 없게 만들어진다면 어떨까.

그 의미를 가장 잘 반영한 곳이 사람과 새가 함께 다닐 수 있는 길이었다. 이곳에서 자유와 놀이적 요소의 공존 가능성을 보았다.

가지각색의 새가 평화롭게 앉아있다. 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오는 새는 없지만, 알아서 제 몸깃을 정리하고, 제 자리를 잡아 꾸벅꾸벅 조는 녀석까지 볼 수 있다. 좀 더 걸어들어가면, 사람을 잘 따르는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며, 친밀감을 형성할 수도 있다. 새가 제 머리 위를 유유자적 걷는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.

날지 않는 새, 조는 새, 떠드는 새, 먹이 활동을 멈추지 않는 새, 이제 막 부화한 새, 애정 행각을 하는 새, 사람을 따르는 새, 이곳저곳을 누비는 새, 온갖 새들의 향연이다. 아름답다. 날갯짓의 섬세함에 매료되며, 충만함을 안고 빠져나오게 된다. 경주의 새 날갯짓을 본 곳.